대광감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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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일(2004-06-25 15:24:03, Hit : 2710, Vote : 374
 때로는 아무 이유없이...


어젯밤은 악몽을 꾸었습니다.
내가 알카에다에게 붙잡혀서
공포스런 몇일을 보내고
마치 김선일씨처럼 그들에게 참수를 당하는 꿈이었습니다.
그래서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여러번 잠에서 깨습니다.

김선일 씨의 참수 소식을 들었을 때
순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몸에서 기 가 쫙 빠져 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망난이들이 칼을 휘두르며
칼춤을 신나게 추고 나서
죄인들의 목을 치는 끔찍한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악을 즐기는 것은 아닌가?

도그빌이라는 영화가 생각납니다.
니콜 키드먼이 주연한 영화입니다.
사람이 악한지 선한지 인간 본성의 문제를 다룬
영화입니다.
도그빌(Dog Village)입니다.
개 마을입니다.
아니 개 같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입니다.
가장 선한척 하는 인간의 악마적 본성을
확인하는 영화였습니다.
사람들이 이렇게 악할 수 있을까
영화를 보면서 분노했습니다.
이런 말이 생각납니다.
"모든 사람이 처음부터 범죄자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사람이 다 범죄의 욕구를 가지고 있지만
기회가 없을 뿐이다"
사람이 개처럼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치 잠언에 있는 말씀처럼
깨닫지 못하면 멸망하는 짐승
깨달으면 존귀에 처한다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이 여자는 마지막 영화의 장면에서
자기가 착취당한 대로 한 사람 한사람 복수를 합니다.
문제는 이것이 복수가 아니라 청소라고 합니다.

왜 김선일씨가 참수를 당할 수 밖에 없었는가?
한국 파병에 대한 복수인가?
아니면 미군에게 군수 물자를 대주는 회사
직원에 대한 본보기의 보복인가?
이 끔찍한 일은 파병을 하지 말라고 하는 하나님의 뜻인가?

우리는 거의 본능적으로 무슨 불행한 일이 생기면
하나님의 심판이라고 넘겨 버립니다.
재수 없는 사건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어떤 때는 아무런 이유가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과 경험들을 토대로
결론을 내립니다.
하나님의 뜻을 찾자는 것입니다.
나는 김선일 씨가 참수를 당한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운이 나빴을 뿐입니다.
우리는 모든 일들 뒤에서 작용하는
하나님의 손길을 발견하려고 합니다.

18세기 수학의 선구자인 라플라스는
"어떤 시점에서 온 우주를 구성하는 입자의 위치와 속도를
알 수 있다면 우주의 장래를 완벽하게 예측할 수 있다"
고 말을 했습니다.
그래서 삼라만상의 모든 자연 법칙은 질서 안에서
오차 없이 나아가기 때문에 미래를 예측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이젠베르크에 의해서 즉 물리학에서조차도
기계론적 우주관은 이미 한물간 이론에 불과 하다고 합니다.

고 김선일 씨의 죽음이 정말 오차 없이 진행된
하나님의 창조 질서 안에 일어난 사건이라고 한다면
정말 하나님에 대해서 우리는 열받아 해야 할 것입니다.

신학적, 신앙적 패러다임의 변화가 지금 필요합니다.
세상은 불규칙성을 향해서 나갈 수 있습니다.
이런 참수는 하나님의 뜻은 아니며 하나님의 뜻과는 별개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김선일 씨의 참수를 보고 분개하는 만큼
우리 하나님도 이 사실에 분개하고 계실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의 이러한 분노하심으로 인해
하나님은 그 악한 사람들을 복수하지는 않으실 것입니다.
도그빌이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여주인공 그레이스가(니콜 키드먼)
은총을 베풀기보다는 심판이라는 이름으로
도그빌 마을 사람들을 전부 몰살시키는 것처럼
더 이상 악이 존재하지 않도록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복수를 한다는
논리로 또다른 악을 자행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은 복수를 하지 않으시는 분이 아니라
복수를 못하시는 분입니다.

그러나 나는 고백합니다.
이런 더러운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없애지는 못하는 하나님이라고 할지라도
선하신 하나님을 고백합니다.

왜 신학교까지 졸업을 했고
선교사의 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참수 당하는 것을 보시고
왜 하나님은 아무것도 하시지 못했느냐고
원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 때문에
"왜 이런 일이 벌어져야만 하는지?" 라고 질문을 하기보다는
"이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지?" 라고 질문을 하는 것이
더 나은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런 불완전한 세상 가운데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우리 가까이에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함으로써
부조리하고 불완전한 세상에서
삶을 충만하게 그리고 의미있게 살아가는 것일 것입니다.

정말 어젯밤은 악몽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몹시 피곤합니다.

다시한번 고 김선일 씨의 명복을 빕니다.





성실한 연습을 통하여....
절망 속에서 희망의 열매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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