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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일(2017-10-10 15:44:06, Hit : 528, Vote : 115
 가을 남자 허수아비 (2017. 10. 8)


가을 남자 허수아비 (2017. 10. 8)

비록 동그란 달은 볼 수 없었지만
길었던 추석 연휴가 지나가고 있다.
설레고 행복했던 기다림도 지나갔다.

명절 다음날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제부도를 다녀왔다.
제부도 가늘 길에
가을 햇살에 고개를 숙인 벼 들이
한 톨 한 톨 알차게 영글어 간다.  
이 한 톨의 쌀알에는
봄과 여름과 가을 동안
흙과 해와 비와 그리고 바람이 만들어낸
생명의 리듬이 순수하게 간직되어 있다.

추수하기 전 까지 참새들로부터
노랗게 잘 익은 벼를 지키기 위해
논 한가운데서 말없이 서 있는
허수아비가 쓸쓸해 보인다.
마지막 쌀 한 톨을 까지
지키겠다고 서 있는
가을 남자 허수아비 ...
농부들의 손이 바빠질 때
존재감이 없이 버려지는 허수아비
한 겨울 헛간에 버려졌다가
막대기에 헤진 옷 하나 걸쳐 입고
찢어진 밀짚모자 눌러 쓰고
참 딱하게 서 있는 허수아비
나도 가정을 지키는 아비인데
내 모양이 허수아비 같다.
얼굴도 들지 못하고
찢어진 밀짚모자에 숨어
말도 못하는 허수아비.....

날씨 탓인가
사소한 일에 감동을 받기 보다는
사소한 말에 서운함이 늘어간다.
서운함에 화가 난다.
소슬한 바람에 오늘 밤은 더 쓸쓸하다. (박성일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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